구성

제1장 산사 다이고지 절

다이고지 절은 다이고산 정상에 있는 가미다이고와 산기슭의 시모다이고에 광활한 사령(寺領)을 보유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참배객은 시모다이고까지만 찾고 가미다이고까지 오르는 사람은 적다. 하지만 본래 다이고지 절의 시작은 가미다이고에 있다. 헤이안 시대 전기인 874년에 리겐대사라는 시호로도 잘 알려진 승려 쇼보가 가사토리산 정상에 초가 암자를 짓고 준지관음과 여의륜관음을 모신 것이 다이고지 절의 시작이다. 이후 다이고지 절은 다이고 천황의 원당사찰인 어원사가 되어 천황의 비호 아래 가미다이고에 약사당과 오대당이 건립되었다. 약사당에는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약사삼존상을 비롯해 이번에 전시되는 길상천입상과 코끼리를 탄 제석천상 등이 모셔졌다. 또한 오대당의 오대명왕상 중 4구는 에도 시대에 복원된 것인데 대위덕명왕상은 창건기에 제작된 것으로, 창건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초기 밀교상으로서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926년에는 석가당이, 951년에는 5층탑이 시모다이고에 건립되었다. 이렇게 해서 다이고지 절은 가미다이고와 시모다이고의 두 가람으로 이루어진 대가람이 되었는데, 가미다이고는 창건자인 승려 쇼보와 연이 있는 성지로서 지속적으로 특별한 신앙을 모으고 있다. 무로마치 시대인 1470년에 시모다이고는 전쟁 시 화재로 인해 5층탑만 남기고 잿더미가 되었지만, 가미다이고에는 화재가 미치지 않았다. 오늘날 다이고지 절의 초기를 알 수 있는 뛰어난 문화재를 볼 수 있는 것도 가미다이고와 시모다이고라는 특수한 가람 구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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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륜관음좌상〉(중요문화재)
  헤이안 시대(10세기)
  ＊전기 및 후기 전시
  사진 제공: 나라 국립 박물관

제2장 밀교 수법 센터

예로부터 사람들은 국가의 안녕이나 오곡풍양, 혹은 건강이나 가족의 무탈 등 다양한 소원을 부처에게 기도했다. 특히 밀교 수법(가지∙기도 수행법)은 각종 소원에 대응하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지만, 같은 수법이라도 사찰이나 유파에 따라 수행법이 달라서 독자적인 비법은 비공개에 부치는 경우가 많았다. 기우제라면 ○○사 절의 누구, 순산이라면 ✕✕사 절의 누구 등 특정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승려가 있는 사찰에는 수법 요청이 집중되어 황족과 귀족의 신앙을 모으게 되었다. 헤이안 시대부터 가마쿠라 시대에 걸쳐 다이고지 절은 고명한 학승과 강력한 초자연적 능력을 지닌 승려를 배출하여 흡사 밀교 수법 연구센터라고도 부를 만한 면모가 있었다. 승려들은 자기 유파뿐만 아니라 다른 유파에 대한 정보도 수집하여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겼다. 또한 수법의 본존을 그리기 위한 설계도인 ‘도상’도 열심히 수집했다. 다이고지 절에는 최근 국보로 지정된 문서와 성교(聖敎) 7만 점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는 다이고지 절 승려들의 수 세기에 걸친 연구의 집적이다. 밀교의 성교(聖敎)를 이토록 풍부하게 전하고 있는 사찰은 없다. 본 장에서는 헤이안 시대부터 가마쿠라 시대의 작품을 중심으로 불상, 불화, 밀교 법구를 전시한다. 황족과 귀족의 신앙을 모은 다이고지 절의 미술품 중에는 일류 불상 제작자와 화가가 빚어낸 것이 많다. 사람들에게 두려움마저 일게 하는 부처의 모습에도 어딘가 우아한 아름다움이 감도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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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문화재 <부동명왕좌상>(가이케이 작)
  1203년
  ＊전기 및 후기 전시
  사진 제공: 나라 국립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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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보 <문수도해도>
  가마쿠라 시대(13세기)
  ＊전기 전시(7월 21일까지)
  사진 제공: 나라 국립 박물관

제3장 모모야마 문화의 담당자

무로마치 시대인 1470년에 시모다이고는 전쟁 시 화재로 인해 5층탑만 남기고 잿더미가 되었다. 부흥에 힘쓴 이가 1576년에 다이고지 절의 주지승이 된 기엔이다. 기엔은 관백(정무를 총괄하는 관직)인 니조 하루요시를 아버지로 두었으며 1585년에 본래 황족에게 주어지는 준삼후(삼후 즉 황후, 황태후, 태황태후의 예우에 준한다는 뜻) 칭호를 받은 인물이다. 부흥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공이 컸지만, 기엔은 히데요시와도 다툴 수 있는 출신과 도량을 겸비한 인물이었다. 히데요시는 1598년에 매우 호화로운 ‘다이고 벚꽃놀이’를 개최할 정도로 다이고지 절을 특별하게 여겼다. 히데요시 사후에도 기타노 만도코로를 비롯한 도요토미 가문의 부흥은 지속되어 금당, 인왕문, 가미다이고의 여러 불당이 복원되었다. 오늘날 다이고지 절에는 삼보원 내 하세가와 일파의 맹장지그림을 비롯해 다와라야 소타쓰의 무악도병풍과 선면산도병풍 등 근세 명화가 다수 전해지고 있다. 다이고지 절은 모모야마의 아름다운 전당이라는 밀교사찰과는 또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이 다이고지 절의 큰 매력이다. 에도 시대에 접어든 이후에도 다이고지 절에 대한 비호는 지속되어 당우와 불상의 복원이 이루어졌다. 당시 슈겐도는 당산파(진언종계)와 본산파(천태종계) 등의 두 파로 나뉘어 서로 세력을 다투고 있었다. 1611년에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다이고지 절 삼보원에 속한 슈겐도 일파를 당산파라고 칭하는 것을 허용하고 진언종 슈겐도의 본사로 인정했다. 이로써 다이고지 절은 전국 각지의 영산에서 행해지던 진언종계 슈겐도를 총괄하는 사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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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요토미>
  에도 시대(18세기)
  ＊전기 전시(7월 21일까지)
  사진 제공: 나라 국립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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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문화재 <무악도병풍>(다와라야 소타쓰 작)
  2첩 1쌍
  에도 시대(17세기)
  ＊후기 전시(7월 24일부터)
  사진 제공: 나라 국립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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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장식 천목 찻잔과 금장식 천목 받침대>
  아즈치모모야마 시대(16세기)
  ＊전기 및 후기 전시사진 제공: 나라 국립 박물관